2008년 7월 5일 토요일

명복을 빕니다.

두 달 전, 형천씨로부터 '그 선생님이 쓰러지셨어요'라는 소식을 들었다.
심각한 것 같아서 더 이상 출강하시지 못하실 것 같다는 소식이었다. 그 때문에 급히 그 분이 맡으셨던 수업이 변경되어야했다.
초봄에 학교의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인사를 드렸었다.
황급히 담배를 비벼 끄고 몇 마디를 나누다가 어색한 침묵... 괜히 한 마디 더 여쭙겠다고 대뜸 물어본 것이 '저... 스틱은 주로 어떤 것 사용하셔요?' 였다.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뭐 요즘 나오는 것 쓰지. ... 허허'
나는 주로 사용하시는 스틱의 굵기가 궁금했던 것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며 클클 웃으셨었다. 소모품이므로 당연히 요즘 것을 쓰시겠죠, 라고 받아쳐드리지도 못하고 나도 그저 웃고 있었다. 곁에 있던 학생은 우스운 이야기인줄도 모르고 서있었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기사로 읽었다. 갑자기 고 김대환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었다.
조금 더 오래 연주해주셨으면 했던 분들이었는데.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