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6일 수요일

순이는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


고양이 순이가 잠들어 있었다.
불편할텐데 혹시 커피냄새를 좋아해서 저렇게 다가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정이 들어서 곁에 있고 싶어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다가... 쓰다듬어 주면서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외장하드 디스크가 따뜻해서 순이는 주머니 난로처럼 외장하드를 사용하는 중이었나보다.

문을 열면 선뜻, 추운 냄새가 난다.
고양이 순이와 만난 것도 한 해가 지났다. 순이의 나이도 한 살.
그리고 나에게는 온전히 혼자 지나보내는 세 번째 가을.
코를 풀면 끈적한 테스토스테론 덩어리가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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