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15일 목요일

경천 형님.


내 하드디스크에 경천 형님의 사진이 몇 장씩 있는 이유는, 그 연세의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이 형님은 일단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 즉시 적당한 자세를 잡고 포즈를 취해주기 때문이다. 촬영한 사진을 꼭 보여달라고 하지도, 인화해서 가져다 달라는 말씀도 없다.
주소록에 쓰일 얼굴 사진만 필요로 했던 것인데, 이 사진을 찍을 때에도 자연스럽게 촬영을 유도하셔서 다 함께 크게 웃었다.
연달아 몇 장을 찍은 다음 내가 카메라를 가방에 넣으려니까, 이렇게 말했다.

"밖에 나가서 더 찍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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