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2일 금요일

모셨다.


고인을 고이 모셔두고 추모관을 나왔다.
그 날 아침 지랄맞게 눈이 쏟아지고 도로가 막히더니 며칠만에 바람속에는 냉기가 사라지고 볕은 따뜻해졌다.
경황이 없었던 며칠 동안 마주해야했던 낯선 분들이 모두 조용하고 친절했다. 그들에게 고마와했다. 어쩌면 어머님 덕분인가,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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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9일 화요일

비명 悲鳴


갑자기 내 장모님이 돌아가셨다.
너무 황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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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7일 목요일

다시 서울로.


잠시 후 김포공항에 착륙할 것이다.
조금 눈을 감고 쉴 수도 없었다.
좌석 앞에 마련된 잡지를 꺼내어 의미없이 읽었다.

이모부님의 장례식장에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모님이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가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했다.
집안에서 넘어지셔서 뼈가 부러지셨다고 전해들었다.

공항에 도착 후 장모님이 계신 병원으로 갈 것이다. 아내로부터 설명은 전해들었지만 직접 만나뵈어야 안심할 것 같다.

아버지를 잃고 장례식 이틀만에 부쩍 초췌해진 내 사촌동생 형제 두 사람은 나에게 여러번 인사를 해줬다. 그들을 위해 한 일이 없어서 미안했다. 하루 더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와야했다. 장례식장에서 제주공항까지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나는 당장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고 메모했다.

지금 비행기가 착륙했다. 공항에서 우선 커피를 한 잔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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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5일 화요일

부고 (訃告)



설날이었다.
내 부모 두 분과 아침을 먹고 난 직후였다.
이모부의 부고를 전달받았다.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나는 밤 비행기로 제주도로 갈 예정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서 우선 집으로 돌아와 한 시간 남짓 잠을 잤다.
다시 일어나 샤워를 하고 가방에 수건과 속옷과 양말을 챙겨넣었다.

두 시간을 달려 장모님을 찾아뵈었다. 영리하고 귀여운 개가 반겨줬다.
처남이 자동차로 공항에 데려다줬다. 덕분에 시간을 많이 벌었다.
지금은 항공권을 손에 쥔채 의자에 앉아 휴대용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화장실에 자주 가야할까봐 커피를 먹지 않고 있다.

사촌동생 형제들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이모부님의 음성이 기억났다.
지난 해 삼월에 제주도에 갔을 때에 일정에 쫓겨 한 번 얼굴을 뵙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것이 계속 후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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