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방을 깔끔하게 정리해준 덕분에, 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앰프 앞의 연습하는 자리가 정돈이 되었다. 내 머리로는 방의 구조를 바꾸거나 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내는 그런 일을 쉽게 해내는 것 같다. 다음부터 무거운 가구는 내가 옮길테니 도면을 그려서 보여주면 좋겠다.
몇 년 동안 써왔던 MXR의 컴프레서는 떼어냈다. 그 자리에는 Moollon의 컴프레서를 놓아두기로 했다. 이가 빠진듯 비어버린 자리에 임시로 고양이 순이가 그려진 양철통을 올려두었다. 연주하러 다닐 때 가방이 더 무거워지고 있다.
이달 초의 전주영화제 공연. 모니터 스피커와 앰프를 외면하며 리허설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단순하게 비교할 일은 절대 아니겠지만, 똑같은 야외공연인데 앰프의 사운드는 먼 나라에서의 그 소리와 많이 달랐다.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하는 연주자의 입장도 괴로운 것이고, 좋은 소리를 아직 듣지 못하며 즐겨야하는 청중의 입장도 불쌍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