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덥지만 해가 지고 나면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습도와 기온이 조금 낮아지니까 고양이 식구들은 낮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지는 혈당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서 인슐린 주사를 한 번씩 건너뛰어보기도 하였다.
2023년 9월 8일 금요일
늦여름
아직 덥지만 해가 지고 나면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습도와 기온이 조금 낮아지니까 고양이 식구들은 낮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지는 혈당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서 인슐린 주사를 한 번씩 건너뛰어보기도 하였다.
2023년 9월 7일 목요일
논산 공연
음악을 들으며 논산을 향해 운전했다. 올해엔 분기별로 메탈리카, 팻 메스니, 에릭 클랩튼의 새 앨범들이 제일 좋았다. 세 장의 음반이 다 끝나기 전에 공연장에 도착했다. (이름만 보면 삼십년 전 어느 해의 음악 이야기 같다)
극장 길 건너편에 샌드위치 가게가 보였다. 아직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그것이 먹고 싶어져서 주차장에서 만난 민열이에게 제안을 했다가, 이미 도시락이 준비되었다는 말에 거두었다. 하늘은 맑고 전봇대 위엔 새 한 마리가 앉아 볕을 쬐고 있었다.
이틀 전부터 살짝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서 일부러 가벼운 악기를 가지고 갔다. 14년 된 내 Moollon J-Classic 은 피니쉬가 군데 군데 벗겨지고 바디에 상처도 많이 났지만 소리는 더 좋아졌고 여전히 연주하기 편하다. 가벼워서 두 시간 넘게 연주를 한 뒤에도 덜 힘들었다.
체중이 불어서 몸이 유선형으로 되어버렸다. 몇 킬로그램 늘어나니 무릎에 무리가 생기는 기분도 든다. 이 날엔 유난히 관절에도 통증이 있고 양쪽 손목도 아팠다. 몸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사진에 담긴 모습은 자세도 불편해 보인다.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일정들을 잘 해내려면 살을 빼고 잠을 잘 자둬야겠다.
공연을 마친 후 악기를 챙겨들고 그대로 주차장에 가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집으로 출발했다. 무엇 때문인지 연주 도중에 조짐이 느껴지더니 집에 도착할 즈음엔 잇몸이 살짝 부어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서 대표팀과 웨일즈의 친선경기 중계를 보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깊이 잠들어버렸다.
2023년 9월 5일 화요일
흙과 초록
시골집엔 나비가 가득 날아다녔다. 덥고 습한 오후에 나비들도 사마귀들도 개구리들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있으면 먹는 호박과 있어도 잘 먹지 않는 호박잎을 잔뜩.
2023년 8월 30일 수요일
고양이 식구들
당뇨병을 앓는 고양이 이지를 치료하고 돌보느라, 우리는 여름 내내 집에서 보냈다. 이지는 이지대로 회복하기 위해 혈당을 재고 주사를 맞느라 고생을 했다. 그러는 동안 다른 두 마리 고양이들은 무더운 여름을 각자 알아서 지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