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5일 화요일

다 해봤던 짓.


방금 올라와 누웠다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구르고 뛰고 이불을 헤집고 다닌거잖아.

나도 다 해본 짓이야. 누굴 속여.



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종로에서.


종로1가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사 마시던 노인들은 종북 좌익세력 때문에 현재 대통령이 공약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성토하고 있었다.

비워져 바닥에 뒹구는 플라스틱 막걸리 병이 그들의 모습처럼 고단해 보였다.

편의점은 오래된 친구의 가게. 리허설을 마치고 전화를 걸어 찾아갔다. 따뜻한 커피를 얻어 마셨다. 찬 바람에 손이 얼어있었어서 커피는 두 배로 맛 좋았고, 가게 앞은 무려 흡연구역.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저녁 여섯 시 반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건가 놀라기도 했다. 금요일에 대형서점이 붐비지 않는다니. 홍대앞은 사람과 쓰레기가 함께 넘쳐날 시간일텐데.

시간이 되어 무대 옆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앞 무대의 출연자들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 만드세’라는 구절이 반복되던데…

누가 원하는 누구의 나라 말씀이련지.



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인성.



겨우 악기레슨이나 하면서 인성이니 교양이니를 언급하는 것이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그런데 정의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학생들을 상대하게 될 때엔 당혹스럽기도 하고 비위가 상하기도 한다.

십대와 이십대는 이미 어린이가 아니라 단지 앞으로의 시간이 더 많이 남은 인격체일텐데, 대부분 타고난 게산벽과 이기심, 몰인정한 것은 삼십 사십대가 되어도 큰 변화가 없더라.



2013년 10월 10일 목요일

오늘 근무자.



오늘은 순이.
확실히 격일 근무가 맞는 것 같다…는 증거.

허리가 아파 불을 끄고 엎드렸더니 고양이는 그제서야 제 자리에 가서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