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7일 수요일

병실에서.


아내도 나도 지난 여드레 동안 거의 안자고 거의 못먹었다.
그런데 마누라는 볼살이 빠져서 체중이 줄어 보이는데 나는 뭐 변한게 없는 것 같아서, 억울하다.
일을 마치고 부지런히 달려가 바닥에 앉아 졸고 있는 사람을 깨웠다. 덩그라니 벗어놓은 신발도 며칠 동안 피곤에 절여진듯 보였다.

그래도 웃어보이고 누워계신 엄니에게 농담도 건네었다. 기운 없어도 그녀들은 웃는다. 내 싱거운 한 마디에 아무 핀잔도 없이.


집에 돌아오니 고양이들이 서로 몸을 부비며 인사를 해줬다.

장모님은 나으실 것이고 아내는 편안해질 것이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고 나면, 꽃이 보이는 곳에 함께 걸터 앉아 바람내음을 맡아야지. 




2013년 7월 15일 월요일

장마.


잊지 못할 칠월, 기억에 남을 장마.

비는 끝없이 내린다.
아내는 아프신 어머니를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고속도로와 응급실과 중환자실들을 뛰어다녔다.

긴박했던 어제밤은 비 쏟아지는 소리에 이제 다 지워졌다.
고양이들은 모든걸 알고 있다는 듯 사람의 근처에 조용하게 모여 앉았다.






2013년 7월 14일 일요일

호칭.

호칭은 불려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부르는 사람을 드러내는 말이다.

누군가가 내 앞에서 나를 대하던 호칭을 내 등 뒤에서는 다르게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다지 관심이 생기지 않기도 하고, 뭐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잠자는 방법.


장마철에 편안하게 잠 자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