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아이폰


JK형은 지난 가을에 일찌감치 언락 아이폰을 사서 전파인증을 받아 쓰고 계시는 중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주변의 친구들은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거나 만나면 꺼내어서 보여준다. ‘아이폰, 안 사냐’라고 하면서.

애플의 뉴튼, 그리고 Palm시리즈를 사서, 기껏해야 최후에는 리모트 콘트롤러로나 쓰게 되던 시절이 있었다. 뉴튼은 철 지난 후에 중고로 샀다가 구입한 가격에 팔았었고... Palm시리즈는 몇 개를 썼던 것 같다. 디오텍에서 구입했던 한글 키보드, 사전들도 참 여러개... 착실하게 업그레이드도 했었다. ( 옛 이야기 보기 )

겨우 PDA 시절에도 기계에 집착했었던 내가, 이제야 비로소 정식발매되었다는 아이폰을 안 살 수 있겠나. 다만 올해 안에 ‘정발’은 글렀다고 판단, 지난 여름에 덜컥 삼성의 전화기를 사버린 것이 패착이었다.

아내와 나는 맥 오에스만 사용하는 사람들이고, 심지어 Moblie Me마저 충직하게 매년 결제해주는 인간들인데... 정작 누구보다도 기다려온 아이폰을 아직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 년 동안 거의 방전 상태로 바닥에 누워있던 애꿎은 아이팟 터치를 조물락 거리며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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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어째서 그렇게 나이들까

배우 이순재 아저씨가 영화홍보중에 그랬단다. ‘표준말을 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대단한거다. 발상도 그렇지만 세상을 보는 시선의 수준도.

딴지일보 기사 보기

이 기사와 영상을 보고 그냥 우습지만은 않았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노배우가 ‘아무쪼록 혀를 날름거리지 않는 이가 대통령으로 뽑히길 바란다’라고 말해준다면 오히려 근사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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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0일 금요일

떠있는 고양이들

고양이 이지가 떠있다.

고양이 꼼이 떠있다.

떠있는 고양이 이지를 꼼이 보았다.

심야. 아내로부터 사진 몇 장을 받았는데, 고양이들이 공중에 뜬 채로 놀고 있었다.
그냥 높이 뛰었던 순간에 사진을 찍은 것일 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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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장난꾸러기

장난하고 놀고 싶어서 졸리운데도 잠을 이기려 애쓰는 막내 고양이.
엄청나게 먹고 뛰어놀면서 그 사이 무럭 무럭 자라줬다. 아프지 않고 매일을 즐거워하며 살아주니 고맙기만 하다. 조급한 성격에 활기찬 기운을 가진 것 까지는 예쁘고 좋은데... 무엇 때문인지 걸음걸이도 미숙하고 고양이라고 하기엔 실수가 많은 것이 걱정이다.
이 막내 노랑이는 제식훈련에서 애를 먹이는 훈련병처럼 오른손과 오른발이 동시에 전진하기 일쑤여서 어딘가 어색하고 비틀거릴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너무 신이나서 빠르게 걸어갈 때엔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우스워 죽겠다. 그러나 위험해보일 지경이다.

집안의 어른 고양이 녀석들은 소리도 없이 뛰어 오르거나 뛰어 내리고, 아주 좁은 통로를 지나거나 높은 곳에서 묘기를 부리듯 이동할 때에도 실수가 없다. 그런데 얘는 걸핏하면 지나가다 부딪히고, 늘 뭔가를 떨어뜨리거나 넘어뜨리고, 가구와 가구 사이에 발을 헛디뎌 빠져버리거나 굴러 떨어지고 있어서 걱정이었다. 고양이로서의 기본이라고 한다는 안전한 착지도 할 줄을 모른다.
그런 녀석이 조금 크더니, 요즘은 제법 고양이처럼 놀곤 한다. 언니 고양이들과 뛰어 놀면서 배운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면 엉겨붙어서 구르며 놀 때에는 꼬맹이의 동작과 똑같다거나, 높은 곳을 올라가는 방법은 순이의 몸짓을 흉내내거나 한다.
걸음걸이는 처음에, 누구에게 배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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