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4일 화요일

수퍼캣 놀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쓰여 문밖으로 나가보았다. 꼬마 고양이가 비닐봉지를 목에 걸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집안의 어른 고양이들중 아무도 그에게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넌 결코 수퍼캣이 될 수 없어' 라고.
내가 어릴때에 어른들이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아서, 번번히 다리가 부러졌던 친구 녀석이 있었다.

사진 속의 표정을 보면 이 고양이는 뭔가 스스로 몹시 대견하다고 생각되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보아줘도 그냥 까만 봉지 키티인데...
꼬마 고양이는 한참 동안 비닐봉지를 두른채 집안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줄 선 고양이들.


아내가 찍어두었다가 보여준 사진.
장면의 설명은 이런 이야기인듯. 까만 고양이는 워낙 아내를 좋아하여, 음식을 만들거나 주방에서 분주하게 일해야할 때엔 반드시 곁에 와서 앉는다. 
개수대의 좁은 턱에 올라앉은 까망이를 보고 샴고양이가 뛰어 올라갔다.
그것을 멀리서 지켜보던 꼬마 고양이는, 깡통 통조림을 배급받는 것으로 알고 얼른 따라서 올라와 줄을 섰다.
맨 앞을 넘겨다 보지만, 그날 저녁의 배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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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일 월요일

단짝이 된 고양이들.



햇빛이 따뜻하게 비추던 오후, 소파위에서 벌어진 고양이들의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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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30일 금요일

선배.


선배다운 사람이 있다.
인생의 기묘한 부분 중의 하나는, 의외성이 가득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마주 앉아 무엇을 배운 적이 없지만 가르침을 나눠주신 선생님들이 계시고, 어릴 적부터 만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다닌 적이 없지만 평생지기같은 친구들이 있고, 단 몇 번의 대화라든가 연주만으로도 존경심이 생겨지는 선배들이 있다. 
수백일 동안 얼굴을 보았을 학창시절의 교사들이 선생님처럼 여겨지지 않는다던가, 오래된 관계라는 것만으로 친구로 보아줄 수는 없는 관계가 있다던가, 함께 공부했거나 무엇인가를 나누어 겪었다고 해도 도저히 인생의 선배로 모셔줄 수 없는 사람들과는 반대인 경우들이다.

언제나 꾸준한, 인생이 음악으로 가득한 선배 한 분이 책을 냈다.
대뜸 구입하고 서명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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