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30일 화요일

골목길처럼.


순이는 악기들 사이를 소리도 없이 잘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순이와 함께 살기 시작했던 첫 날에, 나는 어린 고양이를 안전한 곳에 놓아두고 한참 청소를 했다. 도중에 돌아보니 고양이가 없어졌었다. 좁은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순이는 내 악기의 페그머신에 주둥이를 부비며 한쪽 발을 올려두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올려다보며 야옹거렸었다.

여러 개의 악기들이 세워져있는 좁은 공간을 골목길처럼 누비고 다니는 고양이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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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고양이 에기는 길게 서 있는 악기가 영 이상하게 보였던가보다.

순이가 처음 내 옷 주머니에 담겨 집에 왔을때에 마냥 즐거워하면서 베이스의 헤드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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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9일 월요일

커피.


아내가 어느날 기구를 한 개 주문하더니 에스프레소를 만들어주고 있다.

선반에는 커피 봉지가 가득해졌다.
마치 쌀자루가 가득한 것 처럼 넉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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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 들어간 순이.



고양이 순이는 섬유유연제의 냄새를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내가 이불을 세탁한 뒤 이불보에 솜을 집어넣고 있는동안 순이는 곁에 앉아서 설레어하더니, 반듯하게 이불을 펴놓은 순간 수영장에 뛰어들듯 이불위로 다이빙을 했다. 결국 폭신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마냥 좋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가만히 놔두었다.
순이는 저 안에서 몸을 구르고 자세를 바꿔가며 한참을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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