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3일 수요일

에기의 은신처.


고양이 에기는 혼자만 지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제일 큰 방의 방문을 언제나 닫아두고 에기는 그 방안에서만 지내고 있었다.
순이는 어째서 자신이 큰방에 들어가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닫혀진 방문을 열어놓으라고 두드리거나 발바닥으로 문지르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턱시도 고양이 쿠로가 방문을 여는 기술 보유자라는 것을 순이가 알게 되었다.
순이는 이제 생각나면 쿠로를 앞세워 방문을 열고, 장롱문을 열고, 작은 서랍도 열어볼 수 있게 되어버렸다.

어쩌면 이 기회에 우리의 이 나이든 언니 고양이가 순이와 함께 마루를 뛰어다니게 되지 않을까... 라고 우리는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기는 가구 속의 작은 공간을 발견하고 그 안에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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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가을 문턱에서 아침 저녁 강바람을 맞으며 어으, 춥다...라는 소리를 벌써 하고 있다.
선선한 계절에 이 집의 고양이들도 나도 참 잘 먹는다.
식욕이 왕성하다.

식성이란 변하기도 하는가보다.
고기라면 입에 대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보냈었는데, 요즘은 가끔 고기를 먹고싶어하고 있다.
여전히 가리는 음식은 많다. 그러나 예전에는 고기집을 찾아다니거나 하지 않았었다.
줄었던 체중이 왕성한 식욕으로 다시 늘고 있는 것 같다.
나쁘게도 집 근처엔 알고보니 음식맛이 좋은 식당들이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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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호기심.


사진을 찍어두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고양이 쿠로가 호기심에 렌즈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저 뒤에서는 순이가 너무 궁금하다는 듯 멀리서 눈을 크게 뜨고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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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일 화요일

둘 다 팔이 길다.


늘어지게 자고 있는 에기의 팔도 길어보였지만,


고양이 에기의 엄마인 아내의 팔도 유난히 길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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