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창가에 앉은 순이.

순이가 창틀에 앉아 있었다.
창틀에서 베란다를 내려다 보다가, 커텐 안쪽으로 들어와 그늘에서 쉬다가, 다시 창가에 앉아 햇빛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금세 다가와 몸을 부볐다.
몇 번 더 이름을 불렀더니 무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 후 안보이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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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 위의 순이.


순이가 쿠션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이런 자세로 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살짝 안아들었더니 쿠션들 위에 고양이의 무게로 눌린 자국이 생겨있었다.

선선한 아침, 고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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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선물.


아내가 새 휴대용 카메라를 선물해줬다.


고양이 순이.


순이는 내 곁에서 불편하게 자고 있다.
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 후로 하루도 어김없이 곁에 다가와 불편하게 졸거나 불편한 곳에서 잠들어 있는 생활을 계속해왔다.
얼마든지 다른 장소가 있고, 순이를 위해 마련해준 잠자리들이 군데 군데에 있는데도, 이 고양이는 늘 내 곁에 와서 거리를 지키고 있다.

오늘은 하필 작은 앰프와 스피커 곁에서 잠들어 있었다.
나는 앰프와 스피커의 전원을 꺼두고 헤드폰을 꺼내었다.
잠시 헤드폰을 벗었더니 고양이 순이의 숨소리가 곱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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