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8일 화요일

아침.

어디론가 떠나면 하루 세 끼를 잘도 챙겨 먹는다.
아침식사를 위해 도시로 걸어나와 어느 식당 앞 길 위에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다.
거리가 조용했고 커피도 맛있었다.
평화로운 아침식사를 하게 되어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알람이라도 울려서 사람들이 미리 약속된 시간에 움직이기라도 하는 것 처럼, 일제히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내가 밥을 먹고 있는 자리의 곁을 말쑥한 차림의 사람들이 끝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비현실적으로 단정했고 걸음걸이도 반듯한 수백명의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어떤 이는 나를 쳐다보며 지나갔고 어떤 사람은 테이블 위의 음식을, 또 어떤 사람은 곁을 지나간 후 고개를 돌려 힐끗 보며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그만 체할뻔 했다.

싱가폴 시내의 평일 출근 시간은 정말 밋밋하다. 깨끗하고 소란스럽지 않고 지나치게 단정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 마디 묻고 싶었다. 이곳에서는 혹시 걸으며 말을 해도 벌금을 물리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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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광합성을 하던 여자.


나는 뜨거운 햇빛을 피하여 오후 내내 그늘에 숨어있었다.
아내는 볕에 목말랐었다는 듯 한나절을 햇빛 아래에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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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오후를 보냈다.


따뜻한 해변에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나는 도시를 좋아하고 큰 도시의 내부를 꼬물거리며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에 돌아오니 정말 모든 것이 좋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각각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남을 밀쳐내며 걸으면서도 사과 한 마디하지 않는다. 악다구니질을 일삼으며 오만한 동작으로 침을 뱉으며 다닌다. 과연 대도시이다. 무례한 모든 성격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역시 대단하다. 좋다. 좋아. 나는 서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활력이 넘친다. 더럽긴 하지만.

그래서 한없이 고요했던 오후의 열대 해변의 풍경 사진을 바라보다가, 언젠가 다시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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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비행기.


나는 작은 경비행기를 타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살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나보다 여행 경험이 많은 아내는 전혀 개의치않고 닌텐도 게임을 한참 하더니 곧이어 편안히 한숨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