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5일 금요일

L.A. 스케치.


그 도시의 다른쪽 구석 - 리틀 도쿄에 잠시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을때의 느낌은 한인타운에서의 것과 명확히 대비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정갈함, 깨끗함, 그리고 분별있는 색상과 글씨들.

나는 정태춘의 L.A. 스케치라는 노래를 떠올렸다.
아이팟에 담아두지 않았어서 그곳에서는 들어볼 수가 없었다.
내가 보았던 코리아타운의 모습은 그 곡의 노랫말을 연상시켰다.

그 마을의 어느 낡은 벽 한 구석에서 만났던 배수관 한 개가 보여서 사진을 찍어뒀다.
나는 이 사진으로 그곳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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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이 예뻤다.


볕에 있으면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뜨겁고 그늘에 있으면 갑자기 추위를 느낄 지경이었다.
정말 공기가 좋구나, 라고 여러번 생각했었다.

낮에 리허설을 하는 동안 야외무대 위로 큰 천막을 쳐주었다. 뜨거워졌던 악기들이 천막의 그늘 아래에서 소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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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4일 목요일

좋은 소리를 들었다.



이 극장에서의 앰프 사운드는 신기할 정도로 아름다왔다.
관리가 잘 되어있긴 했지만 평범한 EDEN 앰프와 캐비넷이었다. 
야외무대에서 전원을 연결하고 소리를 내보았을 때,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나는 놀랐었다.
왜냐면 하루 전날 연습실에서는 그 앰프의 소리가 그다지 만족스럽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연이 시작될 저녁 무렵에는 낮보다 조금 더 건조해졌고 기온도 내려갔었다. 무대위의 고음부분이 조금 더 명확해졌었고 상대적으로 듣기 싫을 수 있는 저음쪽의 무엇인가가 날아가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극장의 구조가 반듯하지 않은 건축물이었고 무대 뒤로 진짜 숲과 산이 있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다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야외에서 들었던 가장 산뜻한 베이스 앰프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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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리허설.

그곳의 했빛은 얄밉게도 내려쬐어서 그 뜨거운 오후의 햇살만 놓고 보자면 마치 태양은 영원히 초신성이 되지 않을 것 처럼 여겨졌다.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현지의 스탭들은 뙤약볕 아래에서 아무 말 없이 능숙한 동작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큰 야외극장은 너무 조용하고 고즈넉하여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가끔씩 케이블을 던지거나 스피커를 옮기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서 그들의 몸에서 떨어지던 땀방울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리는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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