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9일 일요일

차 닦기 싫다.


사진은 운전석에서 찍어본 것이었다.
앞유리가 깨진 이후 계속 이 상태로 다니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 연습을 마치고 모두들 악기를 챙겨 주차장에 모였었다.
동료들의 자동차들은 반짝 반짝 윤이 나게 세차가 되어있었다. 물론 내 차만 빼고.
차가 더러워져 있으면 조금도 견딜 수가 없다는 한 사람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의 시선이 내 차로 향했다. 내 자동차는 켜켜이 쌓인 먼지가 이슬을 맞아 번진 후에 다시 그 위에 묻은 먼지로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세차는 일년에 네 번 정도 해준다. 꼭 횟수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뭐 그 정도였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군화나 구두를 닦아 신거나 하지도 않는 성격이므로 자동차를 반짝이게 닦아둔다는 것은 참으로 시작하기 어려운 일이다. 세차뿐인가, 작년 초가을에 깨져버렸던 내 차의 앞유리는 역시 아직도 그대로이고, 심하게 찌그러져있었던 자동차의 문을 수리하는데에도 십여개월이 걸렸다.

올해 자동차 검사를 꼭 받아야한다고 하니까... 뭐 그때에 일제히 한 번 정리정돈해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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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8일 토요일

순이가 가방에 들어가 앚았다.


순이가 가방 안에 들어가서 예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비닐가방 안에서 무엇이 기분 좋았는지 그르릉 소리를 내며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덥지 않니, 그 가방이 마음에 드니, 라고 물어봤더니 더 기분 좋아하고 있었다.
순이와 함께 세번째 봄을 보내고 있다.
바람은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나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좋은 한 해가 되어지길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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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5일 수요일

상자 안에서 순이를 찾았다.


아침에 순이를 찾고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포장지를 모아둔 상자 안에 들어가 좁은 틈에 끼여 잠을 자고 있었다.
그곳에서 얼마나 있었던 것인지 아주 잘 잤다는 표정으로 하품을 하고, 여전히 상자에서 나오지 않은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자주 앓는다.


쉬지 않고 달리고 뛰다 보니 자주 아픈 것인지, 너무 자주 앓는다.
불과 며칠 전인 금요일에 다들 몸살을 앓고 있다는 동료들 말을 듣고 나는 이미 한 번 앓았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날 새벽부터 감기와 몸살기운이 오기 시작하더니 그후 며칠을 약으로 버티고 식은 땀을 흘리며 지냈다.
지금도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목이 붓는 바람에 침을 삼키기도 힘겹다.
너무 자주 아프고 자주 앓는다. 추웠던 겨울엔 왜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던 걸까 의아할 정도이다. 정확히는 황사가 시작되었던 날 부터 계속 앓고 있는 중인데 정말 황사와 내 병치레가 연관이 있는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아프게 되니 요즘같은 때엔 여러가지 일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모든 일에 불편하다.
운전을 하기 힘든 탓에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속도를 내지도 못하고 가끔씩 도로 한 켠에 차를 세우고 쉬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이유를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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