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7일 수요일

발이 아프도록...


무척 추웠던 외국의 거리를 발이 아프도록 오래 걸었다.
발가락이 얼어 감각이 없었다.
볼이 얼어서 실내에 들어가면 피부가 따갑게 느껴졌다.



길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나름 웃었던 것이었다.
너무 추워서 표정을 제대로 짓지 못했었던 모양이었다.
따뜻한 계절에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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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3일 토요일

순이는 장난꾸러기가 되었다.


외국에서 돌아와 열흘만에 내 고양이 순이를 만났다.
그날 나는 순이를 꼭 끌어안고 미안하다고 열 번 넘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고양이 순이는 나에게 쉬지 않고 소리내어 뭔가를 따지고 있었다.
여행 내내 순이를 생각했다. 브룩클린의 어느 집에서는 그 집의 고양이와 한참 이야기를 했다. 미국 고양이에게 내 고양이 순이 자랑을 하고 있었다.

순이는 부쩍 장난이 심해지고 활발해졌다.
나도 집안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도 내 고양이도 며칠만에 다시 만나 서로 무척 반가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순이는 응석도 더 부리고 말도 많아졌다. 

앞으로는 너무 긴 여행, 출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곁에서 떨어지려하지 않는 순이를 어깨 위에 올려태우고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뒹굴며 지냈다.


순이.


순이는 자주 깨어나서 나에게 다가와 치근거렸다.
쳐다보면 벌러덩 누워서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면 서로 바라보고 행복해햇다.

일부러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밤을 꼬박 새워버렸다.
이제 비로소 시차적응이 완벽히 될 것이다.
며칠 동안 밤에 자고 낮에 돌아다녔어야했다.
정신이 혼미했었다.

뜬눈으로 모니터 앞에서 지새운 밤은 너무 짧았다. 정말 금세 지나가버렸다.
적당히 습하더니 이내 비가 내렸다.
비 색깔은 고와 보였고 기분은 좋아졌다.
기분좋게 잠들 것 같다.
고양이 순이는 벌써 내 이불을 차지하고 누웠다.
순이를 토닥거려주고 나도 천천히 잠들어 오래 자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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