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1일 금요일

커피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던 탓에 고꾸라져 잠들고 싶었는데, 그동안 다시 익숙해진 깊은밤이 찾아오니 도무지 자고 싶지 않다. 며칠 음식다운 음식들을 먹은 탓에 컨디션이 좋아진 까닭일지도 모른다.
담배와 커피를 줄여보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있는 중이다.
담배갑 속에 담배가 여러개 남아 있는 것을 보고는, 피우지 않고 닫아뒀다.
그래, 안피우고 밤시간을 보내다가 잠들어야지, 생각했다.
커피를 마실 생각도 크게 없었다. 단지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겠다고 물을 끓이다가....
커피가 바닥난 것을 알게 되었다.
알게된 순간부터 기분이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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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 순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늘 음악을 켜두고 있다. 그럴 때면 고양이는 항상 스피커 옆에 올라와 앉아 졸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딱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만, 가끔씩 스피커를 발로 툭툭 치며 심술을 부린다. (물론 고양이의 발이므로 툭툭하는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



음악소리를 아주 작게 줄여주면 그 짓을 그만두곤한다.
아니, 그럼, 다른데 가서 자던가 하면 될텐데 순이는 언제나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 모양이 귀엽고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늘 미안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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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0일 목요일

고양이가 좋아하는 봉투


더 큰 봉투를 구해올테니 그만 하렴, 이라고 몇 번이나 타일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너는 결코 그 안에 쏙 들어갈 수 없단다, 좀 믿어봐...라고 말해보기도 했지만 고양이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돈을 주고 사온 고양이 장난감에는 아무 관심도 안 보였다.
비닐봉투, 종이봉투, 종이상자와 구겨진 프린트 용지를 가지고 언제나 잘 놀고 있는 고양이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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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Live


예전엔 공연이 없을 때에 정말 연주하지 않고 있는 것이 답답해서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아무데라도 가서 연주하기 위해 돌아다녔었다. 연주료, 음악적 취향과 같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여전히 그런 기분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리고 돈을 밝히게 되었다거나 배타적인 취향을 따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연주하고 있는 것이 최고이긴 하지만 목적없이 악기를 메고 돌아다니는 것은 이젠 너무 소모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동안 정말 칩거하다시피, 집안에 틀어박혀 연습만 했다.

그러던 중, 몇 개의 공연약속들이 생겼다.
몇 주 동안의 연습을 테스트해보는 기분이 든다.
과천, 춘천, 한양대에서의 공연은 세 군데 모두 깊은 추억이 있는 장소여서 마음속에 감회가 있다.
과천은 열 여덟 살 시절에 한 해 동안 살았던 곳이고, 춘천에서는 군시절 두 해 넘게 살았었다.
한양대에서는 열 몇 살 즈음에 처음으로 록밴드의 공연을 구경했었다. 몇 개의 환상이 깨지고 몇 개의 환상이 새로 만들어졌던 그날 저녁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이번엔 모두 야외무대이다. 비를 맞으면서 연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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