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1일 토요일
2006년 3월 31일 금요일
커피.
프라하 성에는 비가 내리던 낮에 버스를 타고 갔다가, 나중에 밤거리를 쏘다니던 끝에 마지막 지점을 삼아 한 번 더 들렀었다.
성에서 걸어 내려오면서, 지금처럼 관광객으로 가득하기 훨씬 전의 모습은 어땠을까 상상했었다. 강을 끼고 장사를 활발히 했었다고 들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가방에 봉지 커피를 한 다발 담아 갔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처럼 아무데나 가서 정수기의 더운물만 따라 마실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나빴다. 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묵었던 호텔 안에 주전자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다. 물을 구입하여도 끓여 마시기 어려웠다.
프라하성의 대통령궁 옆 전망대에서 카푸치노를 얻어 마셨다. 아주 맛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체코를 떠날 때 까지 그곳의 카푸치노를 하루에 열 두 잔씩 사먹었다. 사진 속의 표정이 좋은 이유는 방금 마셨던 커피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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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30일 목요일
오르골과 남자와 개.
거리에서 오르골 남자와 개를 보고 나는 혼잣말로, '개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모양이네.'라고 했다.
곁에서 걷고 있던 김혜란 님이 바로 잡아줬다. 그들은 개를 정말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일상을 함께 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설명해줬다.
나는 부끄러웠다. 우리들의 대화를 듣지 못했겠지만 남자와 개에게 사과를 했다.
오르골을 들려주는 남자의 표정은 평화로왔고, 붉은 옷을 입은 개는 관광객들이 인사를 하고 쓰다듬어주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개와 남자는 오후 내내 저렇게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이 평화로왔다.
나는 내 고양이가 무척 보고싶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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