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6일 화요일

더운 여름, 고양이.


아직 어린아이인 고양이 순이는 내가 집에 있는 동안에 항상 졸졸 따라다닌다.
내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어김없이 책상에 올라와 나와 마주보고 코를 맞댄다.
아주 더운 여름이다.
더운 날씨에 고양이가 발목에 달라붙거나 앞에 다가와 코를 대고 있으면 더 덥다. 털옷을 입은 고양이는 나보다 더 더울 것이다.
내가 집을 비우면 혼자만 있어야 하는 고양이 순이.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고 생각했다.
얼굴을 쓰다듬고 입을 맞춰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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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12일 금요일

비오니까 좋다.


많이 덥고 습했다.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빗소리를 섞어 음악을 들었다.
고양이 순이는 밤새 울었다.
울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달려와서 가슴에 머리를 부볐다.
나는 요즘 자주 눈이 아프다.

오늘 밤의 공연은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가기가 귀찮다.

잠을 못자고 있기 때문에 알람을 맞춰두고, 잠깐 졸다가 일어나려고 한다.
고양이 순이의 그릇에 물을 따라주고, 사료를 담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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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7일 일요일

종일 마루바닥에 있었다.


매일 덥고 습하다.
하루 종일 연습을 하다가 문득 쳐다보면 순이는 저렇게 앉아 있었다.
다시 쳐다보아도 계속 저렇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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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가라앉아있다.


뭔가 침체기가 찾아왔다.
의욕이 뚝 떨어지고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었다.

Yellowjackets 의 연주를 들으며 하루를 보냈다.
지미 하슬립의 연주 모습을 상상해봤다. 아직 동영상을 찾아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6현 MTD에 줄을 거꾸로 감아 사용한다. 왼손잡이인데 처음부터 저렇게 연주를 시작했던 모양이었다. 저 형과 마주 앉아서 베이스를 배우게 된다면 상대방의 손가락을 보고 익히기에 수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습하고 덥다.
새 줄로 갈기 전까지는 연습 따위는 그만둬야지, 생각하다가도 불안하여 악기를 잡았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이럴때엔 그냥 음악이나 듣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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