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23일 수요일

미스 고, 순이.


미스 고, 순이는 항상 궁금하다.
하루 종일 궁금하고 무엇이든 궁금하다.
가끔 저것은 혹시 호기심이 아니라 습관이거나 성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궁금해하고 새로 알게되면 즐거워한다.

순이는 하루의 절반을 혼자 지내고 있다. 아마 대부분 잠을 자면서 보내겠지만 고양이가 혼자 어떻게 지내는지 나는 늘 궁금해하고 걱정한다.

현관을 열면 어김없이 나와서 인사를 해준다. 뒤이어 투정을 부리고 응석을 떨었다.
다양한 소리를 내며 뭐라고 한참씩 말을 한다. 나는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충 의미는 알아듣고 있다. 욕이겠지, 뭐.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주니 다행이고 고맙다.
처음의 결심처럼 나는 청소를 하고 집안 정돈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그것과 상관없이 언제나 깨끗하다.

순이가 집에 온지 한 달이 되었다. 그 사이에 나의 생활은 아주 많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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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3일 일요일

Jimmy Smith


지미 스미스가 76세로, 2월 8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웨스 몽고메리의 음반을 샀을 때에 처음 알게되었었고, 그 후 많이 좋아하며 그의 음악을 들어왔다.

재즈맨들이 매년 몇 명씩 세상을 떠난다.
그들은 대부분 죽기 전까지 계속 연주를 하고 녹음을 하고 있다가, 어느날 눈을 감는다.
이른 나이에 떠나는 분들이 많아서 아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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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2일 토요일

호기심.


새 악기를 구입했다.
빈 집에 악기를 들고 들어와서 구석에 놓아뒀다.
몸은 많이 지쳤고 머리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차있었다.

케이스를 열고 악기를 꺼냈더니 순이가 재빨리 들어가 앉아버렸다.
뚜껑을 닫지도 못하게 하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건지 밥그릇도 쳐다보지 않은채 저 안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꼭 내 새 악기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우스웠다.
하는 수 없이 하드케이스 안에 사료 그릇을 놓아주고 저절로 닫혀버리지 않도록 책을 받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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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즈베이스.


원래 사용하고 있던 모델은 소리에 한계가 있었다. 처음부터 네크가 뒤틀려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십여년 동안 그대로 쓰고 있었다.
나는 더 좋은 소리를 위해 별짓을 다해봤었다. 시간과 돈을 소비하며 결국 제법 괜찮은 악기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좋은 소리를 가진 악기를 만났고, 그냥 사버렸다.

옛 악기는 어서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 당분간은 이것만 가지고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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