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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3일 월요일

퇴원.



열흘 만에, 다시 내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지난 주 목요일, 나는 오후 수업 도중 허리 통증 때문에 쓰러져 바닥에 길게 누운채 신음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구급차에 실려 근처 병원에서 하루, 다음 날 서울의 병원, 집에 옮겨져 이틀 동안 누워있었다.

나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여 누운 채로 나흘을 보내고 월요일에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모 두 분의 병간호를 하면서 나 자신이 그렇게 병실 침상에 드러누워 있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맥혈관에 카테터를 꽂고 오래 누워 있었다. 내가 이렇게 오래 누워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 아니었을까.

처음에는 드러누운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걱정과 강박으로 힘들었다. 하루 하루 지나고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으면서는 천장만 바라보며 내가 지나온 이력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애플워치와 아이폰으로 잠자는 것을 체크해왔었다. 기록을 보니 지난 한 달 동안 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2시간 55분이었다. 그렇게 생활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퇴원은 했지만 아직 혼자 힘으로 일어나 활동할 정도로 회복하지는 못하였다. 날짜가 계속 지나갈 수록 조급한 마음은 사라졌다. 그보다 완전히 나아져서 다시 움직이고 일하고 싶다. 이번에 제대로 경고를 받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이후의 생활은 그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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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9일 금요일

다 나은 고양이


한 해 전만 해도 구내염이 심하여 많이 아팠던 고양이 이지는 병이 다 나은 후 어릴적 그랬던 것처럼 자주 장난을 친다. 새로 바꾼 이불의 느낌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에도 몇번씩 침대에 올라가 구르고 뛰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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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9일 금요일

고양이, 병원에서.


사진 속의 고양이는 집안에서 막내이다.
밤중에 혼자 깨어서 놀아주지 않는다고 칭얼대고 있었다.

오전에 고양이 이지를 병원에 데려가 수액을 맞추고, 오후에 수술을 받게 했다.
수술을 마친 이지를 보기 위해 병원 내부의 케이지에 다가갔다. 아내의 목소리를 듣자 담요 속에 고개를 숨기고 있던 이지가 반가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작은 고양이가 큰 고생을 했다. 안스러웠다.

이지가 회복을 위해 다시 수액을 맞고 있는 동안, 나는 아내와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놓아둔 채 합주를 하러 가야 했다.

한밤중에 집에 돌아와 아직도 회복 중인 고양이 이지가 아내의 머리 맡에 꼭 붙어서 자고 있는 것을 들여다 보았다. 이것으로 아픈 것이 다 낫게 되면 정말 좋겠다.
이지의 나이가 아홉 살이 넘었다.
첫째 고양이는 이제 열 살이 넘게 된다.
고양이들이 아프지 않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
나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순이를 생각한다.
그 여름과 가을의 아프고 시렸던 기억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제일 어린 고양이는 칭얼거리다 지쳐 악기 밑에 드러누워 졸고 있다.
나도 곁에 다가가 바닥에 앉아서 고양이를 쓰다듬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