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2일 월요일

추모

 김민기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오늘 알려졌고 별세한 건 어제 밤이었다고 전한다. 알고 지냈던 사이도 아닌데 많은 감정이 일었다. 그는 중환자실이 아니라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가 임종한 것으로 들었다. 나는 그분의 장례와 묘역이 누구보다도 성대하여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고인은 아마 적당한 추도식 마저도 질색하셨을 분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내 고양이 순이의 8주기였다. 팔년은 긴 세월인데 벌써 지나가버렸다. 팔년이나 되었는데도 나는 순이의 사진을 일부러 꺼내어 보거나 하진 못한다. 고양이는 오래 전에 떠났는데 내 기억 어딘가에 벌어져 있는 상처는 여전히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월이 아물게 해주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부질없는 마음이 여태 남아있다.

김민기 선생은 아마 아무런 원망도 묵은 분노같은 것도 없이 돌아가셨을 것이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고인이 편안히 영면하시길 빈다. 이제 나는 해마다 같은 날에 고양이 순이와 김민기 씨를 기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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