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1일 수요일

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 깜이는 여덟살이 되었다. 두 배나 나이가 많은 언니 고양이 두 마리를 보살피느라 아무래도 덜 신경을 썼더니, 깜이는 그것이 섭섭하였는가 보다. 자주 떼를 쓰고 더 투정이 많아졌다. 깊은 밤엔 내 곁에 와서 훼방을 놓으며 야단을 친다. 그 때마다 못 본 체 하지 않고 놀아주고 달래어 주고는 있지만, 나도 여기저기 아프다. 좀 편안히 앉아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것을 고양이에게 설명하기엔 약간 구차하기도 하고, 고양이가 내 사정을 들어줄 것 같지도 않아서 뭐라고 말하진 못했다. 모든 응석을 다 받아줄 수는 없으니까 눈을 맞추며 쓰다듬어 주면서 내 마음을 알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