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0일 목요일

고마워했다.

 


이지는 잘 낫고 있다. 거의 한 달 동안 이지의 혈당은 정상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열두 시간마다 놓아줬던 인슐린 주사의 용량을 줄였고, 혈당이 완전히 정상인 날에는 주사 횟수를 하루에 한번씩으로 줄였다. 아직 더 오래 지켜보며 관리해줘야 하지만, 아팠던 고양이는 이제 잘 놀고 잘 먹고, 잘 잔다. 표정도 더 밝아졌다.

이지가 빠르게 나아진 이유는 시간과 용량을 정확하게 지켜서 사료를 먹일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치아흡수 병변을 앓아 이를 뽑아야 했었는데 그 수술 후부터 이지는 작은 알갱이의 건조사료를 삼키듯 먹고, 그것으로는 먹는 양이 부족하여 아내가 매일 손으로 사료를 떠먹이고 있었다. 수 년 동안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건조사료든 캔사료든 이지는 사람이 먹여주는 것을 받아 먹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 덕분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에 알맞은 양과 시간 간격을 잘 맞춰 하루에 네 번씩 밥을 먹일 수 있었다.

이지를 돌보느라 두 달 가까이 외출 한 번 한 적이 없는 아내는 잠이 모자라다. 밤중엔 아내를 자도록 하고 내가 이지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잘 받아 먹어주고 있는 고양이에게 고마워하고, 낫고 있어서 또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