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5일 토요일

대전에서 공연.

 


대전 우송대학에 있는 예술회관 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아침에 집에서 근육에 통증이 생겨 많이 긴장했다. 아내가 동전 모양의 패치를 등에 붙여주었고, 그것이 효과가 있었다. 비가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움직이고 연주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어서 다행이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연구를 읽어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입을 모아 그날의 공연에는 관객의 힘이 분명히 작용한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공연 때마다 이미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관객들을 만나곤 했지만 오늘 객석을 메웠던 분들은 특히 더 즐거워해주고 있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연주에 깊이 빠져있을 수 있었다. 최근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무대였다고 생각했다. 문득 공연을 하지 못하며 지내야 했던 판데믹 기간이 아주 먼 옛일처럼 느껴졌다. 공연을 마친 후 대기실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그때부터 다시 통증이 밀려왔다. 내가 무대 위에서 아픈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마침 그 순간부터 다시 아팠던 것이었는지.

음악을 들으며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집에 돌아왔다. 휠을 쥔 손 말고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최소한의 동작으로 운전했다. 짧은 시간에 귀가할 수 있었다. 토트넘과 본머스의 축구중계가 15분 지연되어 시작한 덕분에 손흥민 선수의 백 한번째 득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는데, 나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후반전이 시작될 무렵 잠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