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5일 토요일

선거

 



읍사무소 (명칭은 주민자치센터로 바뀌었지만, 읍사무소가 낫다)에 가서 아내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투표소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있었다. 내 앞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끼어든 육십대 쯤 되어보이는 여자가 너무 뻔뻔했지만, 소란스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잠자코 있었다. 내 뒤에 서있던 아내가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러 나왔는데, 이것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아직 모른다. 불안감과 함께 희망도 버리지 않는 수 밖에 없다.

투표를 마치고 걷던 중에 빨간 옷을 입은 나이 어린 남자애들이 빨간색 기호를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가까운 옆에 두 명의 중년 여성들이 파란 옷을 걸치고 홍보하며 서있었다.

아내와 첫 끼 식사를 위해 동네를 걷다가 새로 생긴 가게에서 햄버거를 사먹었다. 저녁에 뉴스에서는 이번 사전투표율이 역대 가장 높았다고 했다.

동해 해안을 따라 산불이 아주 크게 났고 여전히 불을 끄지 못하고 있다. 삼척, 동해, 울진, 묵호항까지. 바람이 세게 불어 남동쪽으로 확산하고 있단다. 강를 옥계에서 일어난 불은 방화였다고도 하고.

빨간 옷을 입은 갓 스무살 정도 되어 보이던 사내아이들의 모습이 기억 나면서, TV 화면 속에서 시뻘겋게 타고 있는 불길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