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2일 수요일

비가 내린다.


순이가 떠난지 네 해가 되는 날이었다.
꼼이가 단짝이었던 순이를 따라 가버린지 겨우 이십여일이 지났다.
바람이 불고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창문을 닫고 집안을 청소하는데, 구석마다 떠나고 없는 고양이 두 마리가 마치 조금 전까지 드러눕거나 뛰어 놀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제 실없는 농담으로 웃고 아무 음악이나 틀어두고 흥얼거리기도 한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고양이들을 보고싶어도 하고 가끔 아무 것도 없는 곳을 향해 없어진 고양이의 이름도 불러 보았다.
같이 있을 동안에 힘주어 행복하려고 하고, 헤어진 후에는 적당히 슬퍼한 후 오래 그리워하면 되는 일이다. 오늘은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