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 화요일

슬픔.


운전을 하다가 전화를 받고, 십여년간 함께 일하고있는 분이 갑자기 부친상을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려던 일들을 대충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밤중에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자정이 넘어서 도착한 인적드문 길 옆의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를 잃은 사람을 만났다.

두 시간 동안 텅빈 방 안에 마주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이별이 사람을 얼마나 무기력하게 하는지 나는 잘 알고있다. 그것은 서운함, 슬픔 따위의 단어로는 그 뜻을 전달하기에 부족하다.

돌아오는 길엔 한번도 쉬지 않고 운전했다. 검은 하늘빛이 바래지더니 요금소를 지날 무렵 갑자기 아침이 되었다. 나는 돌아가신 분의 인생은 알지 못하지만 조금전 만나고 온 분이 느끼고 있을 황망한 심정은 잘 알 것 같았다. 졸음을 이기기 위해 음악을 틀었다가 상을 입은 분이 생각나서, 그만 꺼두고 달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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