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5일 목요일

여름을 보내고 있는 고양이


여름을 보내고 있는 고양이...와 여자.
고양이도 여자 고양이.
다 컸는데도 쬐그만 이 고양이는 나보다 집안의 여자를 확실히 더 좋아한다.

고양이 이지는 동물병원의 쇠창살에 갇힌채로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앞발을 뻗어 내 손가락을 꽉 잡았던 녀석이었다. 보호하고 있던 동네 동물병원의 담당자는, 어렸던 요 녀석을 열악한 철사 바닥에 화장실 모래도 없이 가둬두고는, 어디 입양되어지지 않으면 곧 '처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에게 잘 들리도록 말하고 있었다.
몰랐으면 모를까, 집에 돌아와서도 손가락을 꼭 붙잡고 눈을 마주치던 얘가 계속 생각나서 아내에게 아무래도 데려오고 싶다고 했던 사람은 바로.... 나였는데!

요뇬이 내 곁에는 잘 오지도 않고 집안의 여자를 친엄마로 굳게 믿고 산다.
그래서 나는 뭔가 무척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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