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힘들었던 것을 다 이겨내고 잘 먹고 잘 돌아다녔던 조그만 고양이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내가 고양이를 두 손에 안고 병원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주차장에 차를 대면서도 생각했었다. 살겠지... 그렇게까지 살으려는 의지가 강했던 생명인데 쉽게 놓지는 않겠지.
먹은 것 없이 모두 토해내고 아무 기운도 없었을 녀석이 아내의 손이 닿자 울음소리를 내고 일어나려고 애를 쓰다니.... 그것봐, 얘는 절대로 살아낼거야, 토닥거리면서 기운내라고 말해줬었는데.
결국 죽고 말았다고 전화를 받았다.
나는 정신을 잃은듯 소파에 쓰러져 깜박 잠이 들었다가,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겨우 일어났다.
꼬박 이틀 동안 한 시간도 잠을 자지 못했던 아내는 넋이 나가버렸다.
병원에 가서 고양이의 화장을 부탁하고, 짤막한 설명을 들었다.
병원에서는 결국 전염병 때문인 것 같다고 말을 했다. 진작부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아내는 집안 전체를 소독하고 손걸레로 바닥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격리한다고 방안에서 못나오게는 했었지만, 함께 사는 고양이들이 위험해지면 안되니까 한 놈씩 검사를 해야겠지.
어리고 가엾은 녀석이 혼자 힘겨워했을 마지막의 시간이 불쌍하고 안스러워서 마음이 아파 죽겠다.
나는 또 다시 그대로 뻗어 잠들었다가 일어났는데, 그때까지도 아내는 청소하고 방마다 소독하느라 몸을 쉬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불과 며칠 뿐이었지만, 살려냈다고 생각했었다. 그 조그만 생명을 위해서 뭔가 더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구나, 고양이야.
아내의 손냄새를 맡으면서 마지막 힘을 써보려고 했던 조그만 녀석.
아내는 이제야 아물기 시작해서 비로소 반지를 빼낼 수 있게 된 손가락의 상처를 매만졌다. 꽉 물었던 것이 미안했는지 기운을 차렸을때에 핥아주었던 새끼 고양이의 체온을 잊을 수 없을테지. 아내가 곁에 다가오기만 해도 좋아서 몸을 대고 그르릉거렸었는데.
마음속에 생명 하나를 또 묻었다. 새벽 시간, 아내는 맨 바닥에 누워 잠들고 말았다. 깨워서 침대로 가서 누우라고 말할 수가 없어서 얇은 홑이불 한 장을 덮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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