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9일 월요일

엄마에게 라디오를.



엄마의 생신이었다.
나는 라디오를 선물해드렸다.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엄마와 라디오는 늘 연동되는 단어로 되어있다.
아주 아주 꼬마였던 시절에 엄마는 나에게 자주 라디오를 틀어줬다. 대부분 사람의 목소리보다는 연주음악이 흘러나오는 선국으로, 주로 기억하는 것은 현악기와 피아노였다.

십대가 되어서야 나의 라디오를 가지게 되었을 때에, 나는 스폰지를 물 속에 처박아버린 것처럼 음악에 빠져들었다. 어쩐지 한 번은 들어봤던 것 같은 음악들이 종일 나를 적셨다.
정식 음악교육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나에게, 꼬마 시절 엄마가 틀어줬던 라디오가 말하자면 음악수업이었던 셈이다.

다행이다. 내 엄마는 다른 아무 기능도 없는 작은 라디오를 받고 좋아하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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