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 WonSik
최 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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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30일 화요일
섣달 그믐.
나는 어쩌자고 외출을 하면서 창문을 열어뒀던 것일까.
정신을 어디에 두고 다니는 것인지, 집에 돌아와보니 창틀에 눈이 쌓였고 방바닥에는 물이 흥건했다.
올 겨울은 덜 추운건가, 생각했는데 눈이 내려서 쌓였다.
함박눈이 내려서 하얗게 쌓였다.
나는 칠칠맞게 창문이나 열어놓고 다니는 삼십대가 되고 말았다.
.
2003년 12월 16일 화요일
연주하고 싶다.
음악하는 친구들 중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이 친구는 오래될수록 그윽한 면이 있어서 오히려 늘 새롭다.
멀리서 악기를 들고 찾아와 단 둘이 연습을 했다.
비좁은 방구석이지만 연습은 즐거웠고 한참을 집중하며 소리를 내었다.
이제 보름 후면 새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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