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4일 목요일

운수 나쁜 날.


수요일.
운수 나빴던 날은 아니었다고 해도 어쩐지 뒤끝이 퀭하다.
이번 주는 아주 웃기는 나날이었다.
주말까지 또 무슨 일들이 있을지 흥미롭다.

상대방이 어쩐지 불편한 상태이거나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손익과 상관없이 그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려하고 헤아려보려하는 마음이 사람에게는 있다. 그런 마음을 뭐라고 이름 붙이려 한다면 제멋대로가 되겠지만 어쨌든 그런 것은 남들과 살아가는데에 중요한 일인가보다.
그러면 어째서 그런 정도의 마음가짐조차 보이지 않느냐고 질책하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 되는 것인가. 그런 따위의 행동양식을 원래부터 가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는 상대방의 상태와 상황도 존중하고 배려해야만 한다고 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

배려라는 것도 사람따라 달라지기 마련이고 아무에게나 마음을 열거나 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다. 입맛대로 남을 재단하고 습관대로 사람을 살피지 않으려고 노력해보자.

나는 친구들에게든 누구에게든, 뭔가 얻어내어보려고 거짓 친절 부린 적 없었다. 귀찮은 일을 떠넘기려고 잔머리 굴리지 않았다. 정말 엿먹이고 싶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입속에서 욕설은 해줄지언정 내가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고 살지는 않았으니까, 그것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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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3일 수요일

취중진담.


'어떤 날'의 곡 중에 '취중진담'이 있었다.
당시에는 소극적이나마 속시원한 가사도 들렸지만 지금 다시 들어보면 조금 소심하고 유약하게 들린다.

어제 하루 종일 운수 나쁜 날이었다. 만났던 모든 사람들과 겪었던 모든 인연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새벽에 모든 일들이 끝나고 서로 속 상하게 했던 친구와의 만남 뒤로 더 힘들었다. 생각을 거듭하면 나쁘다. 항상 문제의 원인제공은 나로부터 시작된 것 같고, 자꾸 자책하게 된다.

새벽 내내 소주를 마시고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갑자기 연락하였는데도 기꺼이 나와서 함께 술을 마셔준 희준이에게 민폐를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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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1일 월요일

한적하다.


매주 클럽에서 공연하고 드문 드문 몇 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외에는 바쁜 일이 없다.
갑자기 시간이 나니까 홈페이지나 뒤적거리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덥고 습하다.
건강하고 즐겁게 여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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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길었던 시절.


백업 시디들을 뒤지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몇 년 전 어디인지 금세 떠올랐다.
정말 저렇게 하고 다녔다니... 좀 기가 막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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