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3일 수요일

취중진담.


'어떤 날'의 곡 중에 '취중진담'이 있었다.
당시에는 소극적이나마 속시원한 가사도 들렸지만 지금 다시 들어보면 조금 소심하고 유약하게 들린다.

어제 하루 종일 운수 나쁜 날이었다. 만났던 모든 사람들과 겪었던 모든 인연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새벽에 모든 일들이 끝나고 서로 속 상하게 했던 친구와의 만남 뒤로 더 힘들었다. 생각을 거듭하면 나쁘다. 항상 문제의 원인제공은 나로부터 시작된 것 같고, 자꾸 자책하게 된다.

새벽 내내 소주를 마시고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갑자기 연락하였는데도 기꺼이 나와서 함께 술을 마셔준 희준이에게 민폐를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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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1일 월요일

한적하다.


매주 클럽에서 공연하고 드문 드문 몇 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외에는 바쁜 일이 없다.
갑자기 시간이 나니까 홈페이지나 뒤적거리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덥고 습하다.
건강하고 즐겁게 여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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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길었던 시절.


백업 시디들을 뒤지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몇 년 전 어디인지 금세 떠올랐다.
정말 저렇게 하고 다녔다니... 좀 기가 막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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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9일 토요일

잘 잤다.


밤중에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가서 빗길을 운전하며 돌아다녔다.
나는 여전히 비오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 평생 물난리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새벽에 집에 돌아와 다시 하던 연습을 이어서 했다.
생소한 음악들을 들어보고 라면을 끓여먹었다.
고양이 순이는 생선통조림을 복스럽게도 먹어치우고 다시 잠들었다.
오늘 밤에는 블루스 공연이다.
비 내리는 밤 낯선 곳에서 연주한다. 마음 편하게 다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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