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이틀 만에 맞는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막내 고양이는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난을 걸더니 어느새 창가에 길게 누워 졸고 있었다. 창문을 열고 싶었지만 졸고 있는 고양이를 방해할 것 같아서 그만뒀다. 오랜만의 편안한 아침. 오늘은 수목원에서 야외공연을 한다. 습기가 아주 많을 것이다. 올 여름엔 내 악기들이 잘 버텨준다. 아무 이상이 없어서 조금 불안할 정도이다.
무척이나 더웠다. 묵고 있던 호텔과 옆 건물 사이에는 이런 골목이 있었다. 이른 아침에는 자동차에서 물건을 내리고 그것을 바삐 옮기는 사람들이 조용히 일하고 있었다. 밤중에는 누군가가 저 골목을 빗자루로 쓸고 물을 부어 청소하는 것을 보았다. 오래된 건물 사이를 지나다니는 바람은 마르고 건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