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열시 반에 광명역 맞은편 행사장에 도착했다. 가을하늘은 푸르고 높았다.
밴드의 연주 순서는 오후 다섯 시였다. 리허설을 열한 시에 해달라고 했던 모양이었다. 사운드체크 정도만으로 리허설을 일찍 끝낼 수 있었다. 열두 시에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나는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 안에서 조금 잠을 잤다. 지난 주에 시골집에 가서 일을 좀 했는데 그 뒤로 허리통증이 도졌다. 순서가 될 때까지 자동차 시트를 눕혀 드러누운채로 시간을 보냈다.
밴드의 연주 순서는 오후 다섯 시였다. 리허설을 열한 시에 해달라고 했던 모양이었다. 사운드체크 정도만으로 리허설을 일찍 끝낼 수 있었다. 열두 시에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나는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 안에서 조금 잠을 잤다. 지난 주에 시골집에 가서 일을 좀 했는데 그 뒤로 허리통증이 도졌다. 순서가 될 때까지 자동차 시트를 눕혀 드러누운채로 시간을 보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우리 공연을 준비해주는 팀의 스탭 중 한 분이 하루 전날 돌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장 젊은 직원이었다. 리허설을 할 때에 모니터 음향의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나는 따로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고 연주하기로 했다. 우리는 밴드의 이름으로 따로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 무대 위에서 사고가 났거나 했던 일은 아니라고 해도 함께 일하며 많은 장소를 다녔던 분의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어두웠다.
이상한 기분을 갖고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왜 그랬는지 물 한 병을 다 마셨다가, 겨우 두어 곡 지날 무렵부터 오줌이 마려워서 아주 힘들었다. 마지막 곡을 연주하고 무대인사까지 잘 마친 뒤에 화장실까지 냅다 뛰어갔다. 이번 춘천공연은 그런 일들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나는 알고보면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긴다. 그렇긴 하지만 수면부족 상태로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신 상태에서 비몽사몽, 너무 쓸데없이 많이 말하고 온 것 같아 창피했다.
구청에 주차를 했는데, 철거인 단체들이 농성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동안 내가 그곳에 일이 있어서 지날 때마다 보았던 십년 전 이십년 전의 일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을 잠시 서서 지켜보았다. 집에 돌아와 세 시간 남짓 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직 시월이 절반 넘게 남았는데 피로가 풀리지 않고 있다.
내 오래된 자동차는 14년 동안 한번도 고장 없이 나를 태우고 잘 다니고 있다.
계절이 바뀌었고 곧 다가오는 일정 중엔 오프로드를 운전해야 할 일도 있어서 정비를 받았다. 내가 십여년 가까이 찾아가고 있는 정비업체 사장님은 오늘도 세심하게 차를 봐주셨다. 앞으로도 오래 이 차를 잘 타고 다니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