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 WonSik
최 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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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6일 금요일
덥다.
여름이니까 더운것이겠거니, 한다.
털 많은 고양이들도 견디고 있는데 이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뙤약볕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는데 내가 불평할 것 없다고도 여기고 있다.
새로 감아준 줄은 벌써 낡은 것이 됐다.
악기들도 손가락도 모두 흐물흐물해져버렸다.
2013년 8월 15일 목요일
순이의 표정.
아침에 컴퓨터와 앰프를 껐더니 갑자기 찾아온 고요에 눈을 번적 떴다.
한참을 이런 표정으로 있어서 많이 웃었다.
2013년 8월 14일 수요일
내 체력.
나는 나의 체력을 잘 안다.
장마 때문에 하지 못했던 자전거 타기를 몰아서 하겠다고 만용을 부렸다.
바쁜 시간에 쫒겨 땀을 식히는둥 마는둥 일어나며 쳐다본 하늘이 예뻤다.
태양의 극이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읽었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분들은 별 문제 없는건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자전거.
어릴적에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하여간에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하는 허세와 객기가 있었다.
현실이란 언제나 변박과 불협 투성이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하지는 않지만 해야하는 일들만 했다.
그리고 마치 목끈이 풀린 강아지처럼 뛰쳐나왔다.
숨쉬는 것이 즐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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