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일 금요일

돌아왔다.


순이는 부시럭 소리도 내지 않고 슬며시 다가와 내 곁에 앉았다.
나는 정리를 많이 해야했다.
버릴 것을 한쪽에 담아두고 보관할 것은 대충 구석으로 밀어뒀다.
청소를 하고 순이가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를 몇 군데 더 마련했다.

순이는 저런 자세로 앉아서 고개만 이리 저리 돌리며 일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모든 일을 마치고 순이 앞에 털썩 앉았더니, 고양이는 그 자리에서 기지개를 펴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누웠다.

내 고양이 덕분에 집에 돌아온 기분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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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일 목요일

집 없는 사람들을 보았다.


처음에는 쓰레기통 등을 관리하는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야 그가 음식물을 줍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많이 추웠던 오후였다.

새벽 한 시 즈음에 거리를 걸어가는데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속에서 큰 짐을 끌고 밀며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는 '집없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조금 형편 좋은 사람들은 24시간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에도 그들이 모여서 간신히 하룻밤을 보내고 있었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건물의 좁은 사이에 때가 묻어 까맣게 되어버린 담요를 여러장 덮어쓰고 잠들어 있는 사람도 보았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서울의 '집없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바닥까지 내려와버린 사람들이 바닥을 뚫고 더 깊은 아래로 파고 들어가버리지 않게 해주면 좋을텐데. 그래야만 문명화된 사회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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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7일 화요일

밴드 구인광고.


이것은 밴드 멤버를 찾는 광고였다.
재미있는 내용이었고 어설픈 그림이었지만 필요한 내용들이 다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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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


화살표와 글씨는 아마도 이방인인 우리들을 위해서 써붙여놓았던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에도 잘 지어놓은 공연장이 많아졌다.
그런데 언제나 내려지는 결론은, 좋은 건물이 많은 것 보다 그것을 오래 잘 운용할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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