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3일 일요일

악기 관리, 그리고 콜라.

주로 사용하는, 가장 자주 가지고 다니는 펜더 재즈의 브릿지가 이제는 완전히 녹이 슬어버렸다. 나사의 머리가 뭉개지고 연주를 마치면 손바닥에 조금 녹이 묻어 나오기는 했어도 불편이 없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산화가 되어 나사와 부품의 홈이 늘어붙어버렸다. 악기의 현고 조절이 불가능한 상태. 연주하는 데에도 지장이 많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알려진 대로 코카콜라는 냉장고에서 꺼내어 마시는 것 외에도 다른 쓸모가 많다.
어떤 웹페이지에 정리된 것을 옮겨 적어보면,

- 코카콜라로 유리를 닦으면 효과가 뛰어나다. 자동차의 앞 유리에 묻은 이물질을 닦아내는 데에도 탁월. 예를 들면 스티커 같은 것을 떼어내고 싶었을 때에 유용했다.

- 그리고 해파리에 쏘였을 때에 통증을 멎게 해주는 효과라든가,

- 스컹크의 스프레이에 당했을 때에 얼른 홀랑 벗고 머리 부터 코카콜라를 들이부으며 샤워를 하면 쉽게 악취를 없앨 수 있고,

- 냄비 같은 주방용품의 바닥에 검은 때가 끼었을 때에도 (Black Film 현상...) 코카콜라를 쓰면 잘 닦아낼 수 있다.

- 얼룩이 묻은 빨래를 세탁해야 할 때에도 쓰이고,

- 꼭 필요한 경우 어떤 곤충들을 죽일 때에도...

- 가끔은 복통이나 딸국질을 멈출 때에도 먹으면 효과를 보고

- 심지어 폭발물을 만들 수도 있는데...

- 무엇보다도 금속의 녹을 제거하는데에 아주 좋다.

지금 내가 필요했던 것은 바로 녹 제거.

그래서 베이스의 브릿지를 분해하여 만 하루 정도 콜라에 담그어 두었다.


하루가 지난 후 그릇에는 기름기가 많은 거품이 엉겨 있었다.
부품을 꺼내어 라이터 기름과 자전거용 녹제거 스프레이를 사용하여 박박 문질러 닦았더니....


우와! 쨔잔~!
이렇게 되었다.........

.....는 것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분해하기 전에 미리 새 브릿지를 급히 구입해뒀다.
결국 플레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새것으로 교체했다.
위의 사진과 같이 다시 말끔한 상태의 브릿지를 가지게 되었다.
가능하면 원래의 부품을 고쳐서 계속 사용하고 싶었다.
소리가 변한다거나 원래의 부품이 월등하게 질이 좋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인데... 실패했다.


워낙 오래 방치해두었던 탓에 매우 많이 녹이 제거된 상태였는데도 두 개의 나사는 풀리지도 빠지지도 않았다. 별짓 다 해봤지만 무리였다.
저 나사 두 개만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여전히 잘 쓸 수 있는 부품이어서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금속침투제를 스프레이 해둔 다음 그늘진 곳에 보관해뒀다.

코카콜라를 사용하면 녹을 제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십여년 동안 방치해 둔 채로 산화를 거듭해온 금속의 녹이라면 콜라 정도는 버텨낼 수 있다.
그리고... 이상한 것에 미련을 가지는 것 보다는 어서 깨끗한 것으로 교체하여 잘 썼어야 옳았다. 줄의 높이를 조정할 수 없어서 지난 달에 녹음을 할 때에도 남에게 말 못할 고생을 겪었다. 
무슨 바보 짓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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