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몽롱한 상태로 귀가했다.
만성 두통에다, 신경성인지 뭔지는 몰라도 위통이 함께 심했다.
습도 98%, 실내온도 섭씨 30도의 한 평짜리 방 안에 하루 여덟시간 앉아있었기 때문이었을거다.
새벽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욕실에 들어가 토해보려고 애쓴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로 더울 수 있다니 신기하군... 하면서 몸을 식히려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가 미처 옷을 안 벗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혼자 웃었던 것 같기도 하다.
젖은 옷이 아직 욕실 바닥에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뭔가 어떻게 수습을 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잤을 것이다.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 어스름한 햇빛이 시작되고 있었다.
굶었더니 뱃속이 조금 편해졌다. 아직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아플테니까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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