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길은 벌써부터 자동차들이 밀리고 있었지만 나는 겨우 오십여분 달려 이천아트홀에 도착했다.
이틀 전부터 어깨와 손가락에 약간 문제가 있어서 오늘은 가벼운 악기로 공연의 절반 이상을 연주하기로 했다. Moollon 재즈는 가볍고 넥 상태가 좋았지만 사운드체크를 할 때 4번 줄의 서스테인이 짧아져 있는 것을 느끼고 조금 당황했다. 벌써 스트링을 교환할 때가 되었다니, 그렇게 많이 썼던가.
펜더 재즈는 새 줄을 감아 놓았고 소리는 항상 좋지만 여전히 넥 상태가 고르지 않았다. 공연의 앞 부분에 부드러운 연주를 해야 할 때 사용했다. 리허설을 할 때 악기와 이펙트 페달에 신경을 쓰다가 그만 모니터 스피커의 음향 상태를 대충 확인하고 넘어가는 바람에 연주를 시작한 뒤에 애를 먹었다. 일부러 챙겨간 피크를 자동차 안에 두고 내려서 피크를 사용해야 하는 곡에서 곤란을 겪기도 했다. 늘 하던 일인데도 잊어먹거나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일이 꼭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