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5일 토요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결혼식에 와주셨던 분들, 시간을 내어 인사를 전해주신 분들, 아래의 소식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도착하니 해야 할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묵었던 곳의  벽에 Tokay Gecko 도마뱀이 근사한 몸짓으로 움직이며 밤새 노래를 불렀다. 도마뱀의 목소리가 그렇게 예쁜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보고싶었던 고양이들을 껴안아 주고 악기의 줄을 교환하며 일을 할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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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닷가 고양이.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일부러 고양이들을 찾아다녔던 것도 아니었는데 저녁식사 시간에 또 한 마리의 예쁜 고양이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어처구니 없이 눈을 마주치자마자 얼른 다가와서 아내에게 볼을 부비더니 안아올려진 상태에서 계속 애교를 부렸다. 그래도 된다고 하면 가방에 담아서 데려오고 싶을 정도로 귀여움을 떨었다.
고양이는 아내에게 온갖 아양을 떨며 생선을 얻어 먹었다.
아주 작고 어린 녀석이었는데 제법 배불리 받아 먹더니 그 자리에서 얼굴과 손발을 씻기 시작했다.
천성이 교태가 가득한 고양이 언니인 것인지 한참을 몸단장을 했다.

그리고 몇 번 올려다보며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우리가 손을 흔들어주자 느릿 느릿 어둠속으로 걸어갔다.

혹시 이 해변의 고양이 조합에서 정한 순번에 따라 매 식사시간마다 고양이들이 파견을 나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관광지의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방법이었던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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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고양이.


첫번째 만났던 고양이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다음날 낮의 일이었다.
우리는 멀리 떨어진 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작은 고양이 한 녀석이 눈앞에 등장하더니, 식탁 위로 올라와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왜 왔는지 알겠지?'라는 표정을 짓고 앉아 있었다. 뒤이어 우리에게 몹시 친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대단한 생활력이로구나.... 그러나 전혀 밉지 않았다.

이쪽에서 보자면 어떻게 보아도 구걸인데, 어떻든 간에 누가 보더라도 그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정겨운 점심식사 장면이 되었다.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것이 너무 귀여웠다.
소금이 뿌려지지 않은 감자와 간이 맞지 않았던 쇠고기를 배불리 먹고서, 이 녀석은 아예 식탁 아래로 내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겨 사라질 때 까지도, 녀석은 코를 골며 잠들어있다가, 우리가 멀어진 다음에는 부시시 일어나 잠깐 쳐다보더니 다른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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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만난 고양이.

저녁식사 시간,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녀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곁에 다가와 한 번 쳐다보더니 잠시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고, 결코 자신의 방문목적을 숨기지 않은채 조심스럽게 음식을 요구했다.
가뜩이나 집에 두고온 고양이들이 생각나있던 중이었다.
기꺼이 인사를 나누고 함께 생선을 나눠 먹었다.


고양이는 배불리 먹은 다음 다시 원래 나타났던 곳으로 돌아가 앉더니 입과 손발을 씻고 유유히 깜깜한 해변의 풀숲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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