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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4일 목요일

아직 여름.


깻잎 위에 여치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아무도 자기를 못 보는 줄 아는지, 바람에 흔들리고 사람이 곁을 지나도 꼼짝 않고 있었다.
결국 여치의 다음 일정을 기다려주다가 저것은 따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다.

덥지 않은 여름은 없었는데, 매년 여름은 더 덥게 느껴진다. 이것은 착각이다. 훨씬 더 더운 여름도 있었고 덜 더운 여름도 있었을 것이다.
시골집에서 부모님께 인사하고 다시 운전을 시작하자 다시 비가 무섭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가물었거나 그 반대로 장마가 더 지독했던 여름도 있었을텐데 어쩐지 해가 갈 수록 여름은 더 더운 것 같고 비내리는 여름 오후는 더 끔찍하게 습하다.

아직은 여름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또 언제 그랬었냐는 듯 찬 바람이 불 것이다.
나는 전에, 여치 같은 메뚜기 친척들이 계절이 바뀌면서 색깔도 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알고보니 갈색여치라는 놈이 따로 있었다. 가을이 되면 옷을 갈아입는 줄로 알고 그놈들 참 근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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