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6일 수요일

추모공원에서


 "먼저 추모공원으로 가자." 자동차 뒷자리에 앉으면서 엄마가 말했다.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노인이 들고 온 종이가방에 삐죽이 나와있는 노란 꽃을 보았다. 내가 힐끔거리며 꽃을 보고 있으니까 노인이 나를 보며, "그거 조화야, 조화" 라고 하면서 웃었다.

고속도로에 차가 별로 없었다. 평소보다 더 빠르게 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중간에 150킬로미터로 달렸던 것을 모르는 엄마는, "이 길이 아주 빠르네."라며 좋아했다. 지난 번에도 달렸던 고속도로였는데.

유골함 곁에 십자가, 묵주, 조화를 끼워 넣다시피 놓아둔 엄마는 끝으로 작은 액자에 담은 사진 두 장을 그 앞에 세워두었다. 그가 골라서 가져온 사진은 오래전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것인데, 두 장 모두 나에게 낯선 사진이었다. 하나는 삼십년 전 미국여행 중 부부가 함께 찍은 것이었고, 다른 한 장은 그보다 이삼년 전에 찍은 사진이었다. 한번에 그 시기를 알 수 있었던 이유는 사진 속의 젊은 아버지가 작은 치와와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기견이었던 나이 많은 개였는데, 내가 군복무를 마치기 전에 노환으로 죽었다. 엄마는 이것들을 준비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유골함을 빼곡하게 치장한 후 엄마는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는지 직원이 다시 유리막을 닫아주는 동안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나는 나즈막히, "이때엔 아버지가, 지금 나보다도 어릴 때였네요."라고 말했다. 잠깐 멈칫하더니, 노인이 맞장구를 쳤다. "그렇네.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늘이 파랗고 바람이 춥지 않았다. 노인과 공원을 천천히 걷다가 다시 차에 올라 점심을 먹으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