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0일 토요일

초원에서.


몽골의 초원을 산책 삼아 걸었다.
드넓은 곳을 잠깐 걸어보겠다고 했다가,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여 그만 두 시간을 걷게 되었다.
물가에 몽골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내려 불을 피우고 둥글게 모여 앉아 있었다.
그들이 근처를 지나던 나를 불러 초대를 했다.
출발 전에 간단하게 외워두었던 몽골의 인사를 말했더니 그들도 짤막한 우리말로 대답을 해줬다.
한 사람이 건네어 준 따뜻한 차는 맛이 있었다. 금세 몸이 따뜻해졌다.
가득 담아준 차를 모두 마시고 흐르는 강물에 몸을 숙여 컵을 대충이나마 씻어서 돌려줬다.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그들은 자동차에 오르더니 그곳을 떠났다.
근처에 모여 앉아 있던 까마귀들이 동료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았더니 어느새 여러 마리의 까마귀가 그곳에 날아와 사람들이 남기고 간 간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