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6일 토요일

새벽.


잠을 길게 못자고 벌떡 일어났다.

내 곁에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 좁은 침대 구석마다 누워 자고 있었다.
덕분에 마음이 갑자기 놓였다.
잡다한 꿈을 꾸었는데 등장하는 놈들이 하나같이 영악하고 비열하고 음흉하고 잔인했다.
마치 나의 내면들을 구경해버린 느낌이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팔을 뻗어 손에 닿는 고양이들을 쓰다듬어줬더니 내 기분이 편안해졌다.

너무 일찍 일어났다.
아내가 깰까봐 커피 콩을 손으로 갈아 연하게 내려 마셨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지금 까지 베이스 연습을 했다.
겨울 내내 연습했던 것은 이제야 할 수 있게 되었다. 더디기도 하여라.

이런 것이 문제다.
아예 끝이 보이지 않고 도저히 되어지지 않으면 그만 둘 수도 있었을텐데.
지치지 않고 계속하면 결국은 되어버린다. 늘 늦어서 문제지.

일곱 시에 알람을 맞춰두었었는데 네 시에 일어나버렸으니 오늘도 잠 때문에 아주 고생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일곱시 오 분 전이 되었다.

오늘은 청주에 가야한다.
그런데 자동차의 앞 등 한 개가 꺼져버렸다.
청주에서 공연을 마친 후에 전구를 갈아 끼울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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