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일기.


국민학생이었을 때부터 나는 일기를 써왔다.
맨 처음 컴퓨터를 가지게 되었을 때에 책받침만한 플로피 디스켓을 번갈아 끼워 컴퓨터를 부팅하면서 했던 일은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보석글'을 가지고 끄적이던 일기쓰기는 결국 너무 번거롭고 경제적이지 않았다. 다시 공책에 쓰는 일기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매킨토시를 가지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개인용 컴퓨터로 일기를 쓰는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동할 수 있는 랩탑이 없었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다시 공책에 일기를 썼다.
언젠가부터는 그 두 가지의 일이 이러저리 섞여버려서, 컴퓨터 안에 텍스트 파일로 쌓여가는 일기가 따로 있고 여전히 공책에 적어두는 일기가 한쪽에 따로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기록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조차도 다시 읽어볼 일이 별로 없는 일기를 나는 왜 계속 쓰고 있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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