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5일 월요일

책 정리.


정리하기가 어렵다.
어디론가 이사를 해야할 때마다 책들의 일부를 버려야 했다.
점점 늘어가기는 커녕 가지고 있던 책들을 없애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래서 결국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사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묵은 신문지를 모아서 버리는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른데, 그것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한숨 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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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5일 금요일

기운내자.


나 자신에게 기운내는 척이라도 해주자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실제로 기운이 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다시 어떻게든 앙다물고 굴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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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1일 월요일

인정하기로 한다.

이성의 힘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은 반드시 있다.

그것을 인정하자.

벽 앞에 서서 인정하기 시작하면 일부러 뛰어넘을 생각을 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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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5일 토요일

지나가게 하기도 어렵다.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무슨 벌을 받기 위해 긴 터널을 엎드려 기어서 반대편 입구에 도착해야만 하는 것 같은 심정으로 지냈다.

불과 며칠 전, 아직 끝나지 않은 고통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이제 조금은 내성이 생겼다고 느꼈다. 조금은 평온해졌다.

지금은 더 밝게 생각하기로 하고 있다.

공들여 그릇을 만들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하여, 반드시 깨먹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나약하지만 사악하지는 않으려 애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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