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8일 일요일

아산 신정호 공연

토요일에 양산에서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자정이 넘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엔 이제 주차공간이 아주 부족해졌다. 심야에 귀가하는 일이 많은 나는 집에 돌아오면 거의 언제나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고생을 한다. 공간을 찾아 아파트를 빙빙 돌다가 겨우 어딘가에 쑤셔 넣듯 차를 세우고, 알람을 듣고 아침 일찍 일어나 나가서 차를 옮겨주는 일이 일상이다.

일요일 낮엔 그래서 잠을 푹 못 잔 상태로 일어나 비몽사몽 아산으로 출발했다. 아마도 드넓은 호수가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 페스티벌 행사장은 온통 습기로 가득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가 칫솔을 넣으면 이를 닦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운드 체크를 할 때에 너무 물기가 많아서 손가락 끝이 불어있는 것을 알았다. 줄 위에서 정상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경험이 알려준 것이겠지만, 이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피크를 챙겨 가지고 갔다. 정말 오랜만에 한 시간 넘게 피크를 쥐고 연주를 했다. 그 덕분에 피로하지 않게 연주할 수 있었다. 아산 페스티벌은 피크로 연주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음악

소니워크맨을 언제나 지니고 다닌지 두 해째. 커널형 이어폰 때문에 외이도에 염증이 생겨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후로는 전보다 덜 자주 듣고 있었다. 요즘은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 때가 잦아졌다. 고속도로를 오래 달려야 하는 날엔 잠자코 음악을 들을 시간이 마련되어 즐거워 할 때도 있다.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양산문화예술회관 공연

 

솔직하게 말하면 올 여름이 유난히 더운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도 못지 않게 무덥고 습했었다.

그게 사실이긴 하지만, 이 날은 정말 너무 덥고 습하여 힘들었다. 이 극장의 냉방이 좀 부족했던 것 같았다. 사운드체크를 할 때부터 땀을 많이 흘렸다. 나는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공연장에 도착하여 악기를 풀어놓고 근처 식당에서 늦은 첫 끼를 먹었다. 이미 셔츠가 땀에 젖어서 차 안에서 한 장, 공연할 때에 한 장씩 갈아입었다.

온몸이 땀에 절여질만큼 더웠지만 공연은 즐거웠다. 연주를 마치면서 서늘할 정도로 냉방을 하는 것보다 이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점점 자동차 안에서도 에어컨을 적당히만 켜두게 되고 얼린 물보다는 상온수를 찾게 되고 있다. 거꾸로 올 여름엔 얼음이 든 커피는 자주 마시고 있다.


2024년 8월 16일 금요일

무지개


 공연을 하러 하루 전에 양산으로 가는 길. 충주 방면 음성군을 지날 때 눈앞에 커다란 무지개가 등장했다. 하늘은 맑고 햇빛이 밝았다. 곧이어 터널을 통과한 다음 다시 밖으로 나오자, 폭우가 쏟아졌다. 빗줄기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검은 구름 가득한 하늘엔 멀리서 번개가 치기도 했다.

다시 산 하나를 넘으니 구름 낀 하늘 아래로 아직 젖은 적 없는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